정부, 대우조선에 2조9,000억 신규 투입

당장 다음 달부터 유동성 위기에 처한 대우조선해양에 신규자금 2조9,000억원이 추가로 투입된다.

다만 이번 자금 지원에는 대우조선에 돈을 빌려준 국책은행, 시중은행과 회사채 채권자가 대출금 2조9,000억원을 주식으로 바꿔주는(출자전환) 등 강도 높은 채무 재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신규자금과 출자전환, 만기연장을 포함하면 모두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이 이뤄지는 것.

대우조선해양은 다음 달 21일 4,400억원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회사채 1조5,000억원을 갚아야 한다. 2015년 5조원대 분식회계가 드러난 후 국책은행의 자금 지원·출자전환을 통해 7조원 이상이 투입됐지만 조선업계의 수주 절벽이 장기화하면서 회사 자금이 점점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2조8,000억원을 지원해 7,000%대에서 900%대로 떨어뜨린 부채비율도 4개월도 안 돼 2,000%로 급격하게 상승했다.

이번에 발표된 지원 방안은 시중은행과 회사채 투자자를 포함한 모든 채권자의 손실 분담을 전제로 하고 있다. 산은과 수은 등 국책은행이 손해를 안고 가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 간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약 1조5,000억원에 대해 50% 출자전환과 함께 50% 만기연장을 추진한다. 또 시중은행 무담보채권 7,000억원을 대상으로 80% 출자전환 및 20% 만기연장을, 산은과 수은의 경우 대우조선 무담보채권 1조6,000억원 가량을 100% 출자전환하는 방침을 세웠다.

산은과 수은은 정부의 ‘고통 분담책’을 시중은행과 회사채 투자자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곧바로 대우조선을 P플랜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P플랜은 채권단의 자금 지원을 전제로 3개월 정도의 단기 법정관리를 거친다. 법원이 빚을 신속하게 줄여주면 채권단이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채권단과 정부는 벌써 회생법원과 P플랜 돌입에 대비한 협의를 시작했다.

채권단 계획대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대우조선의 매출액은 지난해 말 12조7,000억원에서 5년 뒤 6조2,000억원으로 줄어들어 회사 규모가 절반으로 축소된다. 부채비율은 250%대로 떨어지고, 사업구조는 경쟁력 있는 고부가상선과 방산 위주로 재편된다.

현대중공업그룹, 2월 수주액 전년比 3배 늘어

현대중공업그룹 3사(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의 2월 신조선·해양 수주액은 12억달러로 전년동월대비 3.3배 늘었다.

수주 척수는 현대중공업이 유조선 2척, 가스선 1척, 현대미포조선이 화학제품선 2척, 기타 2척, 현대삼호중공업이 유조선 4척을 각각 기록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해양플랜트 수주는 한 건도 없었다.

지난달 현대중공업의 수주액은 조선(선박 건조) 부문이 전년 대비 약 10배인 7억5,800만달러를 기록했다. 2월 말 수주잔량은 124억달러를, 수주잔량 척수는 97척으로 집계됐다. 해외엔지니어링 부문의 수주는 전년동월대비 72% 감소한 3,300만달러였다. 2월 말 수주잔고는 98억달러로 수주잔량은 11척이었다.

현대미포조선의 수주액은 화학제품선 등 총 4척을 계약, 약 4배인 1억8,200만달러에 달했다. 2월 말 수주잔고는 43억달러, 수주잔량 척수는 100척으로 집계됐다.

현대삼호중공업의 수주액은 전년대비 86% 증가한 2억4,000만달러로 확대했다. 2월 말 수주잔고는 54억달러로 수주잔량 척수는 58척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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