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미국 대형모선 철 스크랩을 대량 계약했다.
▲ 현대제철이 미국 대형모선 철 스크랩을 대량 계약했다.
현대제철이 내년 1월을 철 스크랩 시장을 정조준 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1월 미국 대형모선을 필두로 원거리 철 스크랩을 대량 계약했다. 사실상 고삐가 풀린 한 일 철 스크랩 가격 인하 의지를 밝힌 선전 포고로 해석된다.

현대제철의 원거리 대형모선 입고 계획은 이달 미국 4만6,000톤을 시작으로, 1월 3개 카고가 집중된다. 멀게는 영국에서 전량 부쉘링으로 구성된 4만2,000톤이 1월 중 당진제철소로 입고된다. 또 미국 서부카고 2개가 순차적으로 1월 도착한다. 특히 미국 서부카고는 지난주 후반 긴급 계약됐다. 공급사인 메트로와 심스메탈은 계약 직후 선박 수배가 끝낸 상태다. 1월 도착은 기정 사실로 보인다. 2개의 카고는 각각 3만톤과 4만8,000톤이다. 마지막 계약카고인 메트로 물량은 톤당 350달러(HMS No.1&2 80:20)이다. 직전 계약한 심스메탈 카고에 비해 3달러 높다. 현대제철이 계약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제철은 12월과 1월 총 16만6,000톤의 원거리 철 스크랩을 구매했고, 1월은 무려 3개 카고가 도착한다. 이에 대해 한 공급사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대형모선을 가장 활발하게 구매했던 당시 물량이 계약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이 원거리 철 스크랩을 대량 수입한 것은 일본 철 스크랩의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최근 계속 가격을 올려 구매에 나섰지만 계약량이 신통치 않다. 또 현대제철 등 한국 제강사들이 대량 계약을 이어가면서 일본 철 스크랩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현대제철 1월 일본 철 스크랩 구매력 급감

현대제철의 원거리 대형모선 계약 급증으로 일본 구매력이 일시적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의 올해 일본 철 스크랩 구매량은 월간 20만톤~25만톤 정도다. 1월 원거리 대형모선 12만톤이 입고될 예정이어서 1월 일본 철 스크랩 구매력은 최대 13만톤을 넘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대형모선이 도착하면 일본 철 스크랩 하역이 위축돼 일본 철 스크랩 계약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여기에 기존 계약분과 채선 등으로 납품이 미뤄졌던 물량까지 고려하면 현대제철의 일본 철 스크랩 신규 구매력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측은 “채선으로 하역하지 못한 철 스크랩이 9만톤에 달한다. 원거리 철 스크랩 대량 계약으로 일본 철 스크랩 신규 계약량이 급감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공급사 관계자들도 "현대제철이 1월을 타깃으로 하는 것 같다. 현대제철이 일본 철 스크랩 계약 잔량의 납품을 독려 중이다"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원거리 철 스크랩 대량 계약을 통해 근거리인 일본 철 스크랩 가격 상승 억제에 들어간 것 같다. 일시적으로 일본 철 스크랩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 같다. 그러나 성패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일본 철 스크랩의 기세가 꺾일 경우 국내 철 스크랩도 하향 안정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일본 공급사들은 현대제철의 대형모선 계약 소식에도 불구하고 철 스크랩 주눅든 모습이 별로 없다. 신규 오퍼가격도 높게 제시하고 있다. 일본 내수 시장 활황이 원인이다.

일본 철 스크랩 공급사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구매력이 크게 줄어 들 경우 일본 시장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일본 공급사들은 가격을 조정하거나 위축된 모습이 없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의 1월 타깃으로 인하하겠다는 전략이 시장에 반영될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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